책을 직접 사서 본지 한참 되었다. 20대 중반까지 글 읽기를 싫어한 나는 책은 물론 만화책도 보지 않았다. 글을 읽는 것을 왜 그리 싫어했는지. 그래서일까 언어영역 120점 만점에 100점을 넘어 본 적이 모의고사에서 단 1번이었다. 그것도 아주 쉬웠던 모의고사.
당연히 대학 교양 과목에서도 국어 관련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러다 법정 스님의 책을 접하고 정채봉 작가, 정호승 작가를 알게 되면서 책을 조금씩 보게 되었다. 유명한 소설인 개미, 연금술사, 그리스인 조르바 같은 책을 본 것도 그즈음이다.
그때는 책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지 책도 여러 권 샀다.
그러다, 점점 사지 않게 되고 최근에는 몇몇 책을 제외하고는 재활용 종이로 버렸다. 오래된 책이라 기증할 곳도 없었다.
도서관 책을 주로 보고 한 달에 3권 희망도서도 신청해서 보는데 법정 스님의 글이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맑고 향기롭게'에 들어가서 알게 되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91128856846
덕조 스님이 불일암 서재를 정리하다가 찾은 법정 스님의 자필 원고를 정리해서 출간한 책인데, 법정 스님의 유언이 있었지만, “결국 욕먹는 건 나 하나로 끝나지만, 은사(법정) 스님의 책은 기록물로 남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용기를 냈다. 그걸 두려워한다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래서 출간을 결심했다.”라고 한다.
다음 달엔 이 책을 사야겠다.
욕심이라면 욕심일까. 몇 권은 빠졌지만 법정 스님의 책은 아직도 내 책꽂이에 꼽혀 있다. 그 옆에 이 책도 꼽아야겠다. 비우라고 했던가. 책장에서 책을 치운다고 비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무소유라는 말도 없었으리라. 수필집이 아닌 법정 스님이 송광사 수련원장을 맡을 때 직접 쓴 수련 교재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니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일단 빌려온 책과 신청한 책을 먼저 보고 보자.
글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책 >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 - 조재형 (0) | 2021.08.13 |
---|---|
[책]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 - 틱낫한 (0) | 2021.07.18 |
[책] 리얼 포레스트 - 채상헌 (0) | 2021.07.14 |
[책] 우리는 날마다 죽는다 (0) | 2021.06.27 |
무료로 신간 도서 구입(?) 하기 (0) | 2021.06.25 |
댓글